왜 고전을 읽어야 할까?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지만, 그 중에서도 꼭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 해답을 미국 명문 대학으로 손꼽히는 시카고대학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역대 8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시카고 대학은 1929년 로버트 허친스 박사가 총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허친스 박사는 시카고대학을 일류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4년 동안 학생들이 고전 100권을 읽게 하는 '시카고 플랜'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달달 외울 정도로 읽어야만 졸업할 수 있을 만큼 혹독한 고전 읽기 교욱이었는데요 그 결과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향상되었으며 도서관에는 학생들이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고전 읽기를 통해 세계적인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학교로 탈바꿈하게 된 것인데요 시카고대학의 이 같은 노력은 고전과 학습 능력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준 사례로 기록됩니다.
비슷한 예를 한가지 더 살펴보겠는데요 미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학교 이자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세인트존스대학은 철학, 수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커리큘럼으로 유명합니다.
시험도, 점수 평가도 없지만 고전을 읽고 수시로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배출한 중국의 명문대 칭화대학 역시 재학생들에게 인문 고전 100권을 의무적으로 읽도록 하고 있는데요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인 부모들은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100권 또는 노벨위원회 선정 고전 100권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에밀 파게의 독서의 기술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활약한 프랑스의 에밀 파게는 탁월한 문학평론가였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1923년에 발간된 <독서의 기술>은 독서의 방법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통찰이 담긴 독서 관련 최초의 고전인데요 그가 강조하는 독서의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독서법은 '천천히 읽기'입니다.
책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천천히 읽으며 음미하라는 것인데요 물론 '읽어야 할 책'과 '조금도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을 구별해내는 일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읽어야 할 책'이라면 저자의 사상과 주장을 얼마나 잘 이해하였는지 자문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책의 유형에 따라 독서의 초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상을 다루는 책들은 '천천히 읽기'에 꼭 들어맞는 유형인데요 철학서를 읽기 위해서는 독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철학자의 그것과 끊임없이 대조하고 비교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책들, 특히 문학 작품은 조금 빨리 얽어도 되는데요 저자가 그려내는 소설 속의 허구적 인생은 독자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저자가 만들어내는 정서적 감동에 자신을 그대로 맡겨볼 필요가 있으며 이런 '자기몰각'을 통해 소설 속의 인생에서 새로운 삶의 진실을 맛볼 수 있는데 자기 마음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