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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운맛의 성지 사천 지방의 '마라'는 혀가 마비될 정도로 얼얼한 매운맛이 너무 강해 처음에는 고통으로 느껴지다가 돌아서면 다시 찾게 되는 묘한 중독성이 의 매력이 있는 향신료인데요 대륙의 매운맛 '마라'에 대해 알아봅시다.


얼얼하고 맵싸하고 향기로운 매력

식욕을 자극하는 붉은색 향신료 '마라'는 중국 사천지방의 무시무시한 매운맛을 가지고 대륙을 넘어 대한민국 식탁으로 성큼 들어왔는데요 그 맛이 매우 유혹적이라 '마라'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도 어느덧 거리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천은 중국 매운맛의 성지인데요 '중국의 다른 지방 사람들은 매울까 봐 두려워하지만, 사천 사람들은 맵지 않을까 두려워한다'라고 합니다.

이 한 문장을 통해 사천의 매운맛 사랑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사천요리는 대부분 검붉은색으로 색깔부터 매운맛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마라'는 우리가 익숙하던 칼칼하고 달착지근한 매운맛과는 조금 다른 매운맛을 가지고 있는데요 마(麻)는 '마비'를 뜻하고 라(辣)는 '맵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얼얼한 맛 '마'는 사천 산초 '화자오' 때문이고 매운맛 '라'는 아시아에서 매운맛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천고추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산초의 마와 고추의 라 두가 지 맛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마라의 맛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여기에 팔각, 회향, 정향, 후추, 마늘, 생강 같은 향신료가 더해지면 향기로운 뒷맛까지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진=마라의 대표적 요리 마파두부


얼얼한 맛 사천 산초 '화자오'

사천요리의 독특한 매운맛은 '마'의 영향이 큰데요 보통의 얼큰한 매운맛과는 달리 혀를 얼얼하게 마비시키는 매운맛입니다.

이런 '마'한 맛은 화자오라 불리는 산초에서 비롯되는데요 사천에서 산초는 초피나무 열매를 뜻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산초'라 부르는 제피나무 여래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 이기에 '사천 산초' 또는 '사천 후추'라 구분해 부르고 있습니다.

 

고추에 매운맛 물질인 캡사이신이 있다면 화자오에는 산쇼올(Sanshool)이 있는데요 레몬처럼 찌릿찌릿한 신맛과 혀를 마비시키듯 얼얼한 맛은 바로 이 산쇼올이 일으키는 '통각(고통스러운 감정이 따르는 감각)'입니다.

 

화자오는 초록빛을 띠는 청화자오와 붉은색을 띠는 홍화자오로 나뉘는데요 청화자오가 특유의 청량하고 얼얼한 기운은 더 강하고, 홍화자오는 아린 맛은 덜하지만 향긋한 풍미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사진=화자오


고소한 매운맛 '사천 건고추'

"후난 사람은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천 사람은 맵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

사천의 유난히 매운맛 사랑을 보여주는 중국 속담인데요 마라에서 '라'는 바로 이 매운맛을 뜻하는데 고추에 들어있습니다.

고추는 대개 작을수록 매운맛이 강한데 사천고추, 랜턴고추, 쥐똥고추 등 맵기로 알아주는 작은 고추들이 사천의 '라'에 총출동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고추는 사천고추로 매운맛 끝에 느껴지는 단맛이 특징이며 어떤 품종이든 건고추 상태로 요리에 쓰는데 말린 고추는 더 강한 매운맛과 구수한 감칠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갖가지 건고추를 씨 그대로 통째로 또는 잘게 채치거나 부숴 매운맛이 흠뻑 배어나도록 요리에 쓰는데요 고추와 산초, 향신료로 마라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마라유 역시 음식에 맵싸한 풍미와 맛깔스러운 붉은 광택을 주는 사천식 고추기름입니다.

사진=사천 건고추


마성의 매운맛 저항할 수 없다.

마라는 먹는 동안 우리는 혀를 찌르는 듯한 고통과 캡사이신이 불러일으키는 쾌락 사이를 끊임없이 들락날락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우리는 마라 중독의 세계로 입문하게 됩니다.

마라 육수에 고기며 채소를 담가먹는 충칭 훠궈가 지난 20년간 중국에서 가장 유행한 음식으로 꼽히며 한 집 건너 꼴로 훠궈 집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은 사천을 넘어 대륙 전체가 이 저항할 수 없는 매운맛에 완전히 중독됐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그리고 마라는 대륙을 넘어 한반도에 상륙했는데요 서울을 중심으로 지금껏 중식당 서브 메뉴에 그쳤던 '마라'를 전문으로 내세운 식당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홍탕과 백탕으로 나뉜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일색이었다면 지금은 롱샤라 불리는 작은 가재를 마라장에 볶아낸 마라롱샤, 말린 고추와 튀긴 닭고기 조각이 반반씩 섞인 '라즈지'까지 다양한 사천의 매운맛이 속속 한반도 땅을 밝고 있습니다.

사진=마라소스(마라장)


사천 산초, 그리고 향신료

사천 지방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입니다.

구름이 갇히면서 자연스레 흐리고 습한 날이 많은데요 게다가 여름은 매우 덥고, 겨울은 엄청 추운데요 그래서 예부터 사천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먹어 땀을 뻘뻘 흘려 몸에 쌓인 습을 몰아내는 방식으로 건강을 유지해 왔습니다.

음식에 매운 고추와 파, 마늘은 물론 향신료를 양껏 배합해 덥고 습한 날씨에 음식이 쉽게 부패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고 하네요.

 

단지 얼얼하고 매운맛뿐 아니라 마라에 들어가는 갖가지 향신료에는 덥고 습한 날씨에 몸의 기운을 보하고 소화를 돕는 약리 성분이 가득한데요 고온다습한 인도나 타이 음식이 그러하듯이 마라는 사천의 기후환경이 만든 독특하고 이로운 매운맛입니다.

 

'마라장'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천의 마라한 맛을 연상할 수 있는데요 식용유에 대강 썬 대파와 매운 고추를 넣고 약불에서 끓여 향을 우린 다음, 산초, 월계수 잎, 팔각, 쯔란, 정향 등의 향신료를 넣고 뭉근하게 볶아 향을 냅니다.

향이 충분히 우러나면 향신료를 대충 건져낸 다음 매운 고춧가루를 붓고 다시 볶아주며 불에서 내린 뒤 하루 동안 그대로 두면 위에 기름이 뜹니다.

기름은 따라내고 아래쪽 양념만 사용하는데 특유의 알싸하고 매운 풍미는 그렇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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