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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 8대 민속주

우리 민족의 술에 대해 처음 기록된 것은 중국 서진 사람 최표가 작성한 "고금기"입니다.

이후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기록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적과 유물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선조들은 고조선 시대부터 술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주사는 고조선에서 시작해 삼국시대, 고려를 지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절정을 맞이했는데요 특히 조선시대에는 집에서 빚는 술인 가양주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산에서 채취하는 약초나 나물뿐만 아니라 뱀이나 지네 같은 재료까지 술의 재료로 사용했는데 당시 식사를 하면서 음식과 곁들여 먹는 반주 문화가 큰 인기를 끌어 양반뿐만 아니라 평민들까지도 집집마다 개성 있는 가양주를 만들었습니다.

 

평민들은 여건상 술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한정되어 있어 양반들의 술에 비해 뛰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반면 양반들은 제사나 약주, 접대 등의 목적으로 술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품질이 좋은 가양주를 경쟁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조선시대의 전통주 르네상스가 활짝 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였던 일제강점기를 맞이하며 우리 전통주는 큰 위기를 맞이하는데요 일제는 1916년 강화된 주세령을 바탕으로 제한 면허제를 시행했습니다.

이는 집에서 만드는 가양주에 대해서도 제조 면허를 발급받도록 한 것인데 기업이 만드는 술보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 전통주의 여건은 일제강점기가 끝난 뒤 더욱 혹독했습니다.

광복 직후 발발한 6.25 전쟁으로 전통주를 만들던 생산시설이 대부분 파괴되었고 이후에는 원가가 저렴해서 세금을 부과하기 좋은 희석식 소주, 부가물라거 맥주 등을 정책적으로 장려하면서 전통주는 설자리를 잃어갔습니다.

 

다행히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 8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일명 '국가지정 8대 민속주'라 불리는 8가지의 전통주는 오랜 암흑기를 묵묵히 버텨냈고, 결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전통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전통주의 가장 큰 매력은 국가 공인 명인이 직접 빚거나, 오래전 기록된 술에 대한 문헌을 바탕으로 복원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잔, 한병의 술에도 우리네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것인데요 즉, 오늘날 우리 전통주는 단지 '취하기'만들 위한 술이 아니라 술에 담긴 이야기까지도 함께 음미할 수 있는 '콘텐츠'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전통주 장려 정책에 따라 다른 술과 달리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게 되면서 전통주 시장은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경주교동법주

제조명인 : 최경 명인(국가무형문화재 제86-3호)
도수 : 17%
주원료 : 찹쌀, 밀
지역 : 경상북도 경주시 교촌 안길 19-21

교동법주라고도 불리는 경주교통법주는 경주 최 씨 집안이 이어온 가양주입니다.

약간은 생소할 수 있는 '법주'라는 단어는 술을 빚는 때와 방법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는 뜻으로 경주교동법주의 태생은 궁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숙종 때 궁중의 음식을 총괄하던 사옹원에서 관직 생활을 하던 최국선이 퇴직 후 경주로 돌아와 그 맛을 잊지 못해 빚은 것이 시작이었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 가문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찹쌀과 구기자나무뿌리가 담긴 집안 내 우물물로 죽을 만들어 밀로 빚은 누룩과 섞어 밑술을 만들고, 다시 찹쌀로 찹쌀 고두밥을 지어 덧술을 하여 100일 동안 숙성시킵니다.

 

약주의 범주에 속하지만 동시에 청주라고 볼 수도 있는데 청주는 겨울 술이라 하여 여름에는 술을 빚지 않았는데 경주교동법주 역시 여름에는 술을 빚지 않습니다.

경주 최 씨 종택 옆에는 경주교동법주 판매장이 있어서 현장에서 술을 구매할 수 있는데 매장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면 종택에서 장인이 직접 나와 술을 꺼내줍니다.

 

또한, 경주교동법주는 살균 처리를 전혀 하지 않아서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하고 유통기한도 1개월로 매우 짧은 편이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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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배술

제조명인 : 이기춘 명인(국가무형문화재 제86-1호, 대한민국식품명인 제7호)
도수 : 40%, 25%, 23%
주원료 : 밀, 찰수수, 조
지역 : 경기 김포시 통진읍 검암 2로 15번 길 27

먼 옛날부터 평양 지역에서 맛볼 수 있던 향토주인 문배술은 이병일 옹이 평양에 평천양조장을 설립해 문배술을 생산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그의 아들인 이경찬 옹이 양조장을 이어받아 문배술과 감홍로를 생산했습니다.

이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온 가족지 남한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전쟁 후에는 남한에서 그 역사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극심한 식량부족 해결을 위해 양곡관리법이 시행되면서 문배술을 만들지 못하다가 1986년 다시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 중 이례적으로 쌀을 쓰지 않고 밀과 수수, 조만으로 빚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또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술을 마셨을 때 야생 배의 향이 짙게 퍼진다고 하여 문배술이라 불렸음에도 술을 빚는데 배가 전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평양 지역에서 만들어지던 만큼 2000년 6월 14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공식 만찬추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문배술을 맛보고 크게 감탄했다고 알려지며 이후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만난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만찬주로 지정되어 남북을 가리지 않는 우리 전통주임을 공인받았습니다.

이강주

제조명인 : 조정형 명인(전북 무형문화재 제6-2호, 대한민국식품명인 제9호)
도수 : 19%, 25%
주원료 : 배, 생강, 울금, 계피, 꿀
지역 :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원둥 617

죽력고, 감홍로와 함께 조선 3대 명주로 꼽히는 이강주는 배와 생강을 넣어 만드는 약소주입니다.

이강주는 주로 전라도에서 생산되었다가 이강주의 재료 중 하나인 울금이 전라도에서 재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강주는 조정형 명인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가양주였으며 예전부터 집안에 손님이 많아 여러 가지 술을 빚어서 준비해 두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술이 바로 이강주였습니다.

맛도 좋고 보관하기도 좋아서 손님 접대용으로 제격이었으며 집안 며느리들에게 이어져 내려온 비법은 일제강점기 동안 잠시 중단되었다가 이후 조정형 명인에 의해 복원되었습니다.

 

이강주는 모든 재료를 하나의 통에 넣어서 발효시키지 않고 원료를 분리해서 따로 발효시킵니다.

계절과 시기에 따라서 재료의 맛이 변하기 때문에 재료를 하나하나 관리하면서 맛과 향을 조정하는데 따로 6개월 동안 숙성시킨 뒤 하나의 통에서 1년 이상 숙성을 시키며 때에 따라서는 3년 이상의 장기 숙성을 시키기도 합니다.

한산소곡주

제조명인 : 우희열 명인(충남 무형문화재)
도수 : 18%
주원료 : 찹쌀, 누룩, 백미, 야국, 생각, 매주콩, 홍고추
지역 :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충절로 1118

오래전 백제 지역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소곡주는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하며 우리 전통주 중 가장 먼저 문서상에 기록된 술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산소곡주는 다른 전통주와 달리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 여러 양조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 술을 빚던 며느리가 맛을 보기 위해 찍어먹다가 그 맛에 취해서 일어나지 못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해 가던 중 술맛이 좋아 눌러앉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느 이야기가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산소국주의 매력은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2015년부터 서천군에서는 매년 10월 마지막주에 <한산 소국주 축제>가 열리는데 소곡주 빚기 체험, 품평회, 안주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우희열 명인의 소곡주와 함께 서천군 내에 있는 40여 개의 양조장의 각각의 매력을 가진 소곡주를 시음할 수 있으니 10월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꼭 둘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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